고등어구이와 사케
영선이가 육지에 갔다. 자유부인의 날이다. 자유부인이라고 한번만 더 말했다간 영선이가 심하게 삐질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 자유부인의 날에는 영화를 보며 간단한 안주와 술로 저녁 식사를 해결하는게 내 룰이다. 보통은 만두와 맥주인데, 오늘은 뜬금없이 고등어 구이가 땡겨서 마트에서 손질된 고등어를 한마리 사왔다. 이게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유다. 고등어를 구워도 너무 잘 구웠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이라면 강레오 셰프의 고등어 굽는 법을 한 번 따라해보시길. 지금 당장 이 얘길 해야겠어서 보던 영화도 멈춰 놓고 여기에 들어와있다. 고등어는 아껴 먹는 중이다. 중불로 달궈진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바퀴 돌리고 물기를 제거한(중요) 고등어를 껍질이 아래쪽으로 가게 한 후 6-7분정도 굽는다. 그러고 뒤집어서 10초. 끝. 헥 너무 맛있어. 껍질은 바삭바삭한데 속은 촉촉하다. 간장에 찍어먹으려고 소금간은 아주 조금만 했다. 간장은 청양고추와 진간장과 식초를 넣어 만들었다. 지수가 일본에서 사다준 와사비도 곁들였다. 간장에 찍어먹어도 맛있지만 와사비만 조금 올려 먹어도 맛있다. 레몬이 있었다면 뿌려도 좋았을 것 같다. 어제 편의점에서 산 싸구려 사케와도 아주 잘 어울린다. 구운 생선엔 맥주보다 사케가 더 잘 어울린다. 끝. 이제 다시 고등어 먹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