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요새 자주 생각하는 것 : 선과 위선. 악과 위악. 옳고 그름. 착하다. 정직하다. 착한 글. 정직한 글. 신랄한 글의 재미. 종교. 그 중에서도 기독교. 기독교인.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 믿음이 흔들린다는 것. 기독교인은 너무 기독교적이라(?) 믿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은 인간이 더 많다는 것. 기독교를 싫어한다고 믿었으나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인간들 중에는 기독교인이 많다는 것. 종교를 가진 이의 단단함. 성경의 내용이 궁금해짐.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것. 약한 것. 연약한 것. 나는 내가 약한 모습을 드러내기를 싫어한다. 혹은 나는 내가 약한 모습을 들키는 것을 무서워한다. 낯을 가리는 나. 낯을 가리기 싫은 나. 낯을 가리기 싫어서 노력하는 나. 낯을 가리기 싫어서 노력하는 내가 싫은 나. 노력이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을 때의 허탈함. 타고난 재능. 바른 생활. 바른 생활의 재미 없음. 재미 없는 인간의 바른 생활.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에세이스트는 나르시스트인가? 나는 왜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가? 어쩔 수 없이 하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의 차이. 저절로 하게 되는 것과 노력해서 하는 것의 차이. 불쌍해보이는 인간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 티내지 않고 급을 나누는 것. 내가 이런 인간이라는 것에 역겨움을 느끼는 것. 그러면서도 계속 그렇게 사는 것. 그러지 않은 척 하면서 사는 것. 예쁘고 똑똑한 인간에게 주눅드는 것. 주눅들지 않은 척 하는 것. 나에게 학벌이란? 내가 가지지 못한 것.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지고 싶은 것. 이왕이면 배운 사람이고 싶은 것. 배우지 않았는데도 똑똑한 사람에게 느끼는 좌절감. 두려움. 내가 강한 인간이라고 생각해왔으나 사실은 자주 겁에 질리는 인간이라는 것. 죽는 것이 두려워 유서를 쓰고 잃는 것이 두려워 혼자 남는 상상을 하는 것.